1. 초고속 열차, 항공 교통을 위협하다
한때 장거리 여행의 주인공은 언제나 비행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속철도(HSR)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면서 항공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프랑스의 TGV, 일본 신칸센, 한국 KTX 등은 이미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고, 중국은 350km 운행을 상용화했다. 더 나아가 자기부상열차(Maglev)는 시속 600km 이상, 하이퍼루프는 이론상 1,00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500~800km 구간에서는 공항 이동과 대기 시간을 고려할 때 열차가 비행기보다 빠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 고속철도의 강점: 빠르고 편리하며 친환경적
비행기는 최고 속도에서 압도적이지만, 실제로는 공항까지 가는 시간, 수속 절차, 보안 검색 등으로 인해 여행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고속철도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출발할 수 있고, 탑승 절차도 간단하다. 특히 ‘문에서 문까지의 이동 시간’을 따지면 항공보다 효율적이다. 게다가 고속철도는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항공 대신 철도를 장려하는 정책까지 내놓고 있으며, 실제로 파리, 바르셀로나 같은 구간은 비행기보다 열차가 더 선호된다.
3. 아직 항공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
그렇다고 해서 고속철도가 당장 항공을 완전히 밀어낼 수는 없다. 1,000km가 넘는 장거리 노선에서는 아무리 빠른 열차라도 항공이 가지는 시간적 우위를 따라가기 힘들다. 또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건설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국경을 넘는 국제 노선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고속철도는 단거리·중거리 구간에서 항공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즉, 열차와 항공은 경쟁자이자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교통수단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4. 미래 교통의 승자는 누구일까?
앞으로는 하이퍼루프, 차세대 자기부상열차, 친환경 항공기가 교통 혁신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하이퍼루프는 시속 1,000km 이상을 목표로 하며, 상용화된다면 단거리 항공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일본과 독일은 이미 시속 600km급 자기부상열차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항공 역시 초음속 여객기, 전기 비행기, 수소 항공기 같은 신기술로 반격하고 있다. 결국 교통의 미래는 한쪽의 독주가 아니라, 열차와 항공이 각각의 강점을 살려 공존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도심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는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항공은 대륙 간 초장거리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